먹고 입는 것 뿐 아니라 결혼식도 친환경적으로 하자는 영국의 '그린 열풍'이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자세까지 바꿔놓고 있다.
단단한 목관이나 썩지 않는 석관 대신 마직물 같은 식물섬유로 만든 '그린 관'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저버는 최근 영국에서 '그린 관'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완전히 사양산업으로 기울었던 식물섬유 산업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는 이색적인 소식을 전했다.
그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스코틀랜드 던디 지역의 경제를 지탱해온 황마(黃痲) 산업의 부활이 눈에 띈다.
지난주 잉글랜드 코번트리에서 열린 영국 최대의 장례산업 박람회에서는 황마로 짠 관부터 수의, 납골 항아리, 방명록과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각종 장례 용품들이 처음으로 공식 시판됐다.
이 박람회에 참석한 샌드라 톰슨의 가족은 20세기 초부터 100년 가까이 대대로 황마 사업을 해오고 있는 영국 마직물 산업의 산 증인이다.
톰슨에 따르면 19세기 말~20세기 초 무렵 던디 지역은 인도 벵골지방에서 황마를 수입해 카페트 등 각종 상품으로 가공해 판매하면서 황마 교역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그러다가 운송비 및 인건비 절감을 위해 생산 단지가 자연스럽게 인도로 넘어가면서 던디의 명성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던디 황마산업과 함께 쇠퇴기를 걸었던 톰슨가(家)는 최근 친환경적인 장례 문화가 확산되면서 제이퓨너럴(JFuneral)이라는 장례용품 전문기업을 새로 만들어 재기를 노리고 있다.
톰슨은 "사람들이 점차 살아 있는 동안의 생활 뿐 아니라 자신의 죽음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황마 관에는 유독 물질이 전혀 없으며 한 계절만 지나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시작하는 천연 재질만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자연 친화적인 장례식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10여년 전부터. 1993년 1군데 밖에 없었던 삼림지역 묘지는 이제 200여군데가 넘는다. 삼림지역 묘지에서는 시신을 관에 넣지 않고 그냥 땅에 묻어 부패와 함께 자연스럽게 흙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황마 관이 나오기 전에는 대나무와 버드나무 가지 등으로 만든 관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 황마 관은 이것들보다더 더 친환경적인 대안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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